2013년 11월 29일 금요일

만화로 보는 박쥐에 대한 연구 2_사이언스온

출처: http://scienceon.hani.co.kr/media/138071


   세 번째 이야기: 박쥐의 난제 ②    

… 일찍부터 사람들은 박쥐가 빛이 없는 깜깜한 밤에도 자유로이 날아다닐 수 있는 능력에 주목했다. 현재는 박쥐가 초음파를 쏘아 그 반향으로 주위 물체를 감지하며 난다는 걸 알지만 옛사람들은 박쥐가 악마의 힘과 결부되어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박쥐의 초음파 비행이 발견되기까지 100년 넘게 과학자들의 연구가 이어졌다…

 

박쥐의 난제: ①화 먼저 보기


03_0201.JPG 03_0202.JPG 03_0203.JPG 03_0204.JPG 03_0205.JPG 

참고 문헌


  • Robert Galambos. The Avoidance of Obstacles by Flying Bats: Spallanzani‘s Ideas (1794) and Later Theories. Isis, Vol. 34, No. 2, pp. 132-140. (1942)
  • Sven Dijkgraaf. Spallanzani’s Unpublished Experiments on the Sensory Basis of Object Perception in Bats. Isis, Vol. 51, No. 1, pp. 9-20. (Mar 1960)
  • Donald R. Griffin. Return to the Magic Well: Echolocation Behavior of Bats and Responses of Insect Prey. BioScience, Vol. 51, No. 7, pp. 555-556. (July 2001)
  • M. Brock Fenton. Questions, ideas and tools: lessons from bat echolocation. Animal Behaviour, Vol. 85,  pp. 869-879. (2013)

김명호 만화가, 일러스트 작가
@한겨레 과학웹진 사이언스온

만화로 보는 박쥐에 대한 연구_사이언스온

   세 번째 이야기: 박쥐의 난제 ①    


…일찍부터 사람들은 박쥐가 빛이 없는 깜깜한 밤에도 자유로이 날아다닐 수 있는 능력에 주목했다. 현재는 박쥐가 초음파를 쏘아 그 반향으로 주위 물체를 감지하며 난다는 걸 알지만 옛사람들은 박쥐가 악마의 힘과 결부되어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박쥐의 초음파 비행이 발견되기까지 100년 넘게 과학자들의 연구가 이어졌다…

 
 

  03011.jpg03022.JPG  0303.JPG 0304.JPG 0305.JPG 0306.JPG 
참고 문헌

  • Robert Galambos. The Avoidance of Obstacles by Flying Bats: Spallanzani‘s Ideas (1794) and Later Theories. Isis, Vol. 34, No. 2, pp. 132-140. (1942)
  • Sven Dijkgraaf. Spallanzani’s Unpublished Experiments on the Sensory Basis of Object Perception in Bats. Isis, Vol. 51, No. 1, pp. 9-20. (Mar 1960)
  • Donald R. Griffin. Return to the Magic Well: Echolocation Behavior of Bats and Responses of Insect Prey. BioScience, Vol. 51, No. 7, pp. 555-556. (July 2001)
  • M. Brock Fenton. Questions, ideas and tools: lessons from bat echolocation. Animal Behaviour, Vol. 85,  pp. 869-879. (2013)

김명호 만화가, 일러스트 작가
@한겨레 과학웹진 사이언스온

가장 맛있는 인스턴트 커피는?


한국 사람들끼리 커피의 취향을 이야기하며 맥심과 초이스, 네스카페 사이에서 고민하던 시대가 저물어가고 있는 걸까요? 인스턴트 커피에서도 맥심, 맥심에서도 모카골드냐 오리지널을 묻던 시절이 있었는데 이제는 그 자리에 새로운 제품들이 떠올랐네요. 브랜드 커피 전격해부 지난 편에는 스타벅스의 비아를 비롯한 다양한 커피전문점 브랜드의 인스턴트 커피를 다뤘는데요. 오늘은 편의점이나 집 주변 마트에서 손쉽게 구입할 수 있는 인스턴트 몇 제품들을 모아서 소개하려고 합니다.

인스턴트 커피에서 여러 번의 흐름 변화가 있었는데요. 1세대 인스턴트 커피는 병에 들어 있던 인스턴트 커피 제품이라면, 2세대 인스턴트 커피는 봉지에 낱개 포장을 하면서 인스턴트 커피의 황금비가 정해지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3세대의 인스턴트 커피는 다시 커스텀 오더가 가능하도록 비율을 조절할 수 있는 그 포장의 변화에서 찾아볼 수 있다면, 오늘날 우리가 마시는 4세대 인스턴트 커피는 프림이나 설탕이 없이 즐길 수 있는 소위 블랙커피가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그 특징을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지금 4세대 인스턴트 커피 시대가 도래했다고 하더라도 황금비의 커피 믹스 판매량이 여전히 가장 많은 것은 사실입니다.) 특히 스타벅스의 비아를 필두로 인스턴트 커피에 로스팅한 커피 가루를 일부 첨가하는 것이 최근의 트렌드인데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에스프레소라는 추출 방식에서만 만들어지는 ‘크레마'라는 거품이 물만 부어도 유사하게 만들어지는 커피 또한 이런 트렌드 속에서 찾아볼 수 있는 인스턴트 커피의 특징 중 하나입니다.

이번 ‘슈퍼마켓, 커피믹스 대전의 승자는?’ 편에서는 되도록이면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더 많은 제품을 비교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강남 인근의 마트에서는 재고를 찾을 수가 없어서 ‘칸타타 아메리카노 블랙'이라는 제품을 함께 테스트하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습니다.

자 지금부터 슈퍼마켓 인스턴트 커피를 살펴보러 출발할까요?

▲ 좌측부터 아리비카100, 프렌치카페 아라비카 골든라벨, 루카

▲ 좌측부터 루카, 네스카페 수프리모 크레마, 강글리오


슈퍼마켓 인스턴트 커피 비교

1. 아라비카 100

아라비카 100이 출시된 게 2007년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젊은이들은 이미 충분히 스타벅스 같은 브랜드 커피 전문점에 길들여진 시기였는데 주변 사람들의 추천으로 마셔보았던 기억이 납니다. 좀 더 깔끔한 맛과 향을 가지고 있었지만, 당시에 마셨던 것은 프림과 설탕이 함께 들어있던 믹스 제품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 제품의 경우 100% 아라비카 커피이지만 원산지 표기는 없었는데요. 식품의 유형상 조제커피로 법적으로 원산지 표시대상이 아니라며 원산지를 표시할 경우 타 업체에서 쉽게 맛을 모방할 수 있다는 이유로 원산지를 밝히지 않는다고 하나 뭔가 불편함 마음이 드는 게 사실입니다. 아라비카 100은 다른 커피들에 비해 물을 권장량만큼 부었을 때 농도가 연한 편이었습니다. 비교적 가격대비 깔끔한 맛을 가지고 있었긴 하지만 너무 잘 정제된 맛이라서 조금은 심심할지도 모르겠습니다.


2. 프렌치카페 아라비카 골든 라벨

프렌치카페의 아라비카 골든라벨은 페루산 아라비카를 100% 사용했다고 하는데요. 페루산 커피가 한국에서 많이 유통되는 편은 아니라서 상당히 흥미로웠습니다. 구수한 누룽지를 불에 약간 태운 느낌이었는데 의외로 약간의 산미도 가지고 있어서 약간은 당황스러웠습니다. 왜냐하면, 일반적인 커피는 탄 맛이 날 때까지 로스팅하면 산미는 완전히 잃게 되기 때문에 탄 맛과 산미가 동시에 느껴지는 것은 일반적인 맛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프렌치카페는 보수적인 입맛을 가진 사람들을 위해 탄 맛을 가지면서도 동시에 트렌드인 산미 역시 한 잔의 커피 안에 담아보려는 시도를 해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는 맛이 독특하지만 조금 심심한 편이었습니다.


3. 루카

강한 탄내와 함께 고무향이 나서 개인적 취향으로는 좋아하기 힘들었는데요. 커피 전문가 집단에서는 좋은 평을 받을 수 없는 콘셉트의 맛이지만, 한국에는 이런 강하고 거칠고 무거운 커피에 대한 선호 집단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커피를 기호 식품으로 인정한다면 이렇게 구체적 기호에 목표를 두고 나온 제품에 대해서 무조건 나쁜 점수를 줄 수 만은 없을 것 같습니다. 인스턴트 커피 93%(브라질 아라비카)에 7%의 볶은커피(콜롬비아 수프리모)가 섞여있다고 하네요. 강한 탄내와 함께 고무향이 나는 가운데 온도가 식으면 식을수록 신맛 또한 느낄 수 있었습니다.


4. 카누

카누 역시 매우 무겁고 쓴맛이 많은 커피였습니다. 후각으로 탄내가 강하게 느껴지는 가운데 역시나 자동차 타이어와 같은 고무 냄새가 많이 났고요. 다만 루카 커피에 비해서는 비슷한 탄 맛을 가지고 있으면서 신맛은 별로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상대적으로 루카에 비해서는 혀로 느껴지는 촉감이 조금은 더 부드럽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인스턴트 커피 95% 외에도 더 풍성한 커피의 맛을 위해서 5%의 볶은 커피를 사용했다고 합니다. 그중 볶은 커피는 100% 콜롬비아라고 하는데요. 95%를 차지하는 인스턴트 커피가 어느 나라에서 재배된 것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5. 네스카페 수프리모 크레마

네스카페 수프리모 크레마는 ‘상당히 다양한 맛을 가졌다'는 생각이 든 커피입니다. 군고구마 같은 향과 맛을 가지고 있으면서 동시에 산미도 약간 느껴졌는데요. 뜨거운 물을 부으면 에스프레소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크레마와 유사한 거품이 형성되어서 시각적으로는 흥미로웠습니다. 다양한 맛을 가진 편이었지만 한편으로는 혀에 텁텁한 느낌이 들어서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원산지로는 독일과 프랑스라고 써 있었는데요. 다들 아시겠지만, 이 나라들에서는 커피가 재배되지 않습니다. 아마도 커피를 재가공한 나라가 표기되어 있는 것 같았습니다.


6. 강글리오

강글리오는 이름만으로도 왠지 쉽게 커피와 연결되지 않는 상품명을 가지고 있는데요. 녹용에 들어가 있는 강글리오사이드라는 성분에서 이름을 만들었다고 하네요. 물에 붓기 전에는 커피에는 잘 없는 약재의 향이 났습니다. 분말을 살펴보니 불빛에 반짝거리는 성분들이 보이네요. 먼저 맛을 보는데 설탕이 들어가 있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다른 커피들은 다 설탕이나 프림이 들어가지 않은 커피라서 선택하게 된 건데. 이왕 이렇게 된 것이니 일단 끝까지 맛을 보기로 했습니다. 단맛은 많았지만, 커피의 자연스러운 단맛이 아니어서 Sweetness에서 좋은 점수를 줄 수는 없었습니다. 아마도 가루상태에서 반짝였던 것들은 설탕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전반적으로 묽은 한약에 설탕을 탄 맛, 약간의 산미도 느껴졌는데요. 삶은 고구마 끄트머리에서 나는 맛이라고 해야 할까요? 커피로써 썩 호감을 가지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슈퍼마켓 인스턴트 커피를 마무리하며..


지금까지 커피 찾는 남자는 슈퍼마켓에서 판매되는 6가지의 인스턴트 커피를 소개해드렸습니다. 일반적으로 커피에서는 다양한 맛과 향이 있을수록 좋은 것이라고 평가하는 경향이 있는데요. 이번에 시음한 일부 인스턴트 커피들에서는 탄 맛과 함께 신맛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는 신맛이라고 하는 트렌드와 보수적 입맛을 동시에 사로잡으려는 제조 회사들의 시도가 아닐까 짐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커피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자연스럽지 않은 이상한 맛으로 여겨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한편, 카누와 루카의 경우 이름에서부터 거꾸로 읽으면 서로가 비슷한 발음을 가졌다고 해서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편인데요. 맛에 있어서도 루카는 약간 거친 바디와 함께 신맛을 가졌다면 카누의 경우 무거운 쓴맛을 가졌지만, 루카에 비해서는 조금 깔끔한 바디를 가진 것 외에는 비슷한 면을 많이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급격히 성장해온 한국의 커피 전체 시장에서 가장 큰 것은 아직까지는 인스턴트 커피 영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올해 9월 26일 열린 동서식품 ‘2013년 한국 커피 시장 전망’ 설명회의 자료에 따르면 2013년 한국의 커피 시장은 순매출기준으로 약 2조 3천억 원이 될 전망이며 이중 인스턴트 커피의 시장규모는 약 1조 3천8백억 원으로 약 59%를 차지한다고 하는데요. 지난주에 소개했던 브랜드 커피전문점 역시 이 거대한 인스턴트 커피 시장을 그냥 놔두고 볼 수만은 없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브랜드 커피전문점은 해당 회사 커피의 고급 이미지를 고려해 상당히 높은 가격을 책정하고 있는 반면, 커피의 맛은 상당히 부족한 편이었습니다. 한편, 이번 주에 슈퍼마켓에서 판매 중인 식품제조회사들의 인스턴트 커피들을 맛보면서 이들이 한국의 인스턴트 커피의 소비자들을 더 잘 이해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슈퍼마켓에는 4세대 인스턴트 커피 대전이 한참입니다. 대세에 맞춰서 열심히 소비자들의 입맛을 공략해보려는 시도들이 많기는 하지만, 오랜 역사를 가진 ‘맥심’을 넘어설 새로운 인스턴트 커피 물결이 일어날지는 아직 미지수라고 커피 찾는 남자는 바라보고 있습니다. 얼마 후에는 또 새로운 인스턴트 커피들이 한국 시장에 출시될 커피 제조회사들은 광고를 하고 있는데요. 기존의 커피와 얼마나 다른 맛을 가지고 있을지 참 궁금해집니다. 다음 편에는 다시 브랜드 커피전문점 비교로 돌아가서 병으로 유통되는 커피 제품들을 비교할 예정입니다. 감사합니다.



아메리카노가 가장 맛있는 커피 전문점은?

커.찾.남과 함께하는 브랜드 커피 전격해부_1


안녕하세요. 커피를 찾아 '킬리만자로부터 히말라야까지' 전 세계를 누벼온 커피 찾는 남자가 Daum view 에디션을 통해 처음으로 인사드립니다.

얼마 전 가구당 커피 관련 지출액이 처음으로 감소했다는 뉴스 보도가 있었지만, 최근 5년간 한국의 커피 전문점은 약 5배로 증가해서 현재는 약 15,000개가 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에는 더욱 다양한 브랜드가 한국 커피 시장에 진출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커피 브랜드의 홍수 속에서 정작 브랜드 별로 커피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곤 합니다. 커피 찾는 남자는 스타벅스, 커피빈, 엔제리너스, 탐앤탐스, 카페베네, 이디야 등의 6개 브랜드를 전격 해부해서 여러분께 보여드리려고 합니다. 


아메리카노? 그건 미제 커피인가??

"왜 미제인 아메리카노를 마셔?"라며 한 노인분이 이야기를 했다고 합니다. 언젠가 웹사이트에서 지나치며 보았던 우스갯소리인데요. 흔히 아메리카노라고 하면 에스프레소를 물에 희석해서 마시는 방식의 커피를 말합니다. 그런데 왜 이러한 커피를 우리는 '아메리카노(Americano)'라고 부르고 있는 것일까요? 오늘은 한국의 커피 전문점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음료라는 아메리카노를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물론 이런 어원에 관한 연구 조사들은 완벽한 사회 과학적 근거를 찾아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모두가 제한된 정보 안에서 여러 가지를 추측할 뿐입니다. 그중 유력한 추측은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인들이 유럽에 와서 에스프레소를 맛보고는 농도가 너무 진했기 때문에 물을 부어서 마시는 모습을 본 것입니다. 이를 두고 미국 사람들이 마시는 스타일의 커피를 유럽의 기준에서 명명하게 된 것이죠. 영어식으로는 American coffee, 이탈리아에서는 Caffe Americano라고 부르지만 글로벌 커피 기업인 스타벅스의 상품명이 되면서 Americano라는 이름이 고유명사로 급격히 정착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더 구체적인 아메리카노의 어원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다음의 링크를 눌러보시기 바랍니다. ▶ 아메리카노는 왜 아메리카노인가?


커피 평가 용어 익숙해지기

브랜드별 커피 평가에 앞서, 알 듯 말 듯한 커피 용어들을 한번 살펴볼까요?
- Aroma : 물에 녹은 커피의 향기가 수증기와 함께 올라오는 것을 말합니다.
- Flavor : 커피가 입안에 머물고 있을 때 느껴지는 맛과 향을 말합니다.
- Acidity : 커피가 가지고 있는 신맛의 강도와 신맛의 질을 총체적으로 평가합니다.
- Sweetness : 커피에 포함된 미세하지만 자연스러운 단맛을 의미합니다.
- Body : 바디는 음료의 무게와 질감을 뜻합니다.
- Aftertaste : 후미는 커피를 마시고 난 후 혀와 입안에 남는 여운을 말합니다.
- Balance : 음료의 전반적인 균형을 의미합니다.
- Overall : 음료에 대한 개인적인 선호도를 주관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항목입니다.

* 자세한 설명은 글 하단을 확인해주세요.
이번 기획에는 약간의 도구를 활용한 측정값이 등장합니다. 어떤 환경에서 어떤 장비를 쓴 것인지, 어떤 의미가 있는지 궁금하시다면 제일 아래에 첨부한 설명을 참고 하세요. 커피들은 최소 3회 이상 같은 매장에서 제공된 커피들을 비교하여 평균적인 맛을 비교하였으며, 브랜드의 비교이기 때문에 바리스타에 의한 편차를 줄이는 것이 브랜드 커피 시스템의 목표라고 가정한다면 직원 숙련도에 의한 맛의 차이도 해당 브랜드에 대한 평가로 포함하는 것이 맞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아메리카노는 에스프레소 2샷이 들어간 크기를 주문하여 평가했습니다.


브랜드별 아메리카노 평가

1. 스타벅스


스타벅스의 아메리카노는 전 세계 커피의 기준이 된다고 볼 수 있는 상징적인 커피 음료죠? 저 역시 스타벅스의 아메리카노를 마주하고는 왠지 모를 편안함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스타벅스의 커피는 신맛이 거의 완전히 절제된 보수적인 커피이지만 깊은 향과 단맛, 그리고 길게 이어지는 후미를 가진 전반적인 밸런스가 우수한 커피입니다. 진하지만 부드러운 바디감과 고소한 견과류의 맛을 가지고 있어서 성숙한 여인과 같은 느낌입니다. 단, 스타벅스 공식 홈페이지의 용량 표기는 355ml인데 반해 매장에서 측정한 무게값은 평균 318g로 커피가 물보다 약간 더 무겁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홈페이지의 표기와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2. 커피빈


한국에서는 한 때 별다방(스타벅스), 콩다방(커피빈)이 커피 체인점의 양대산맥으로 불렸었는데요. 역시나 커피빈의 아메리카노는 스타벅스와 확연히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짙은 커피 향은 거칠고 강한 20대 남성의 열정처럼 느껴졌습니다만, 거친 바디가 맛을 음미하는 것을 방해하네요. 당도를 의미하는 Brix의 값은 1.2%로 브랜드 커피 중 가장 높게 나왔지만, 거친 바디의 방해와 진한 농도로 인해서 실제 혀에 강한 단맛이 느껴지지는 않아 아쉬웠습니다.


3. 엔제리너스


엔제리너스는 타 브랜드에 비해 상당히 강한 로스팅을 한 것으로 추측할 수 있었습니다. 커피를 음미하는 데 있어서 미세한 단맛은 몹시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엔제리너스의 커피는 단맛에서 좋은 평가를 내리기가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TDS(음료 안에 포함된 커피 고형분의 값)와 Brix(커피의 단맛에 대해 참고 수치로 활용하는 값) 두 수치 모두 이디야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편에 속했습니다. 전형적인 보수적인 쓴맛을 가지고 있지만, 시럽을 넣어 드시는 분들이라면 크게 상관은 없을지도 모릅니다. 다만 커피를 받자마자 뚜껑을 열어보았지만, 엔제리너스 아메리카노 3잔 모두에서 크레마의 흔적을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4. 탐앤탐스


탐앤탐스 커피는 아로마를 맡는 순간 깜짝 놀랐는데요. 스페셜티라고 부르는 고가의 커피에서만 느껴지는 향미 성분을 상당히 포함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향기로운 아로마와 더불어 고소한 견과류의 맛이 좋은 균형을 가지고 있어서 테스트하는 가운데 상당히 호감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특히 이번에 테스트한 아메리카노 중에서는 가장 단맛을 많이 가진 커피였습니다. 한편 탐앤탐스는 온도 및 TDS(음료 안에 포함된 커피 고형분의 값)의 표준편차가 가장 적게 나와서 이번에 방문했던 모든 매장들 가운데 커피를 가장 균일하게 만들었던 곳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5. 카페베네


카페베네의 커피 역시 아로마를 통해 스페셜티에 준하는 커피 생두를 일부 사용한 것으로 추측할 수 있었습니다. 아로마와 단맛에서는 상당히 좋은 점수를 줄 수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금세 맛을 잃고 밋밋해지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한편 카페베네는 이번 테스트 중 TDS(음료 안에 포함된 커피 고형분의 값)의 표준편차가 가장 크게 나와서 커피 제조간 균일성이 가장 부족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6. 이디야


이디야의 아메리카노는 그야말로 압도적인 용량이었습니다. 모든 커피들이 동일하게 에스프레소 2샷이 들어가는 가운데 총 중량이 300~400g 수준이라면 이디야의 경우 무려 512g이 측정되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하지만 아메리카노의 용량은 그저 물만 많이 넣으면 되는 것이다 보니 많이 준다고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겠죠? 양보다는 지나치게 묽거나 진하지 않게 적합한 농도를 가지고 있는지가 더 중요한 부분입니다. 이디야는 워낙 많은 뜨거운 물을 사용하다 보니 같은 크기의 아메리카노를 여러 잔 주문했을 경우 잔 마다 온도의 차이가 상당히 많이 나는 편이었는데요. 이번 테스트 간 온도의 편차가 가장 큰 매장이었습니다. 반대로 TDS(음료 안에 포함된 커피 고형분의 값) 표준편차의 값은 탐앤탐스와 함께 가장 적었는데요. 온수 장치에는 한계가 있지만, 상당히 우수한 직원이 반복적으로 일정한 커피를 뽑아내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자, 여기까지 6대 브랜드의 비교였습니다. 이번 브랜드 전격해부의 본래 대상인 6종 브랜드 외에도 특별히 아메리카노 편에만 맥도날드와 던킨을 더 다루기로 했습니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다음 매장에서도 커피를 즐기고 있기 때문인데요. 한번 살펴볼까요? ^^


7. 맥도날드


2005년경 맥도날드는 라바짜 커피를 사용한다는 것을 대규모로 홍보하던 때가 있었죠? 당시의 커피는 웬만한 커피 전문점에 비해 모자라지 않았던 것 같은데요. 현재는 라바짜의 커피를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맥도날드의 경우 다른 브랜드 커피전문점이 반자동 에스프레소 머신을 사용하는 데 비해, 완전 자동 에스프레소 머신을 통해 커피를 만들었습니다. 이 기계 역시 용량이 큰 아메리카노를 연달아 추출할 경우 시간도 많이 걸리고, 온도의 편차도 컸습니다. 커피의 맛은 아무래도 다른 커피전문점과 어깨를 겨누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8. 던킨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던킨에서도 커피를 많이 사 마신다고 하더라고요? 이 이야기를 듣고는 사실 저는 고개를 갸우뚱거렸습니다. 던킨에서 무슨 커피를...? 그러나 이번 테스트 후로 던킨에 대한 편견은 많이 사라질 것 같은데요. 생각보다 균일하게 제공되는 아메리카노에 한번 놀라고 여타 커피 전문점과 겨루어도 손색이 없을 것 같은 아로마와 깔끔한 바디로 인해서 두 번 놀랐던 것 같습니다. 적당히 무게감은 달달한 던킨의 도넛과 환상의 마리아주를 이루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렇지만 커피의 가격 역시 커피전문점과 거의 차이가 없다는 것이 약간의 아쉬움이 아닌가 합니다.


아메리카노 편을 마무리하며..


이상으로 총 8개 브랜드의 아메리카노 커피를 맛보았는데요. 부드러운 바디와 좋은 밸런스를 가지고 있어서 여성적 커피로는 스타벅스와 던킨, 남성 느낌의 강한 맛은 커피빈과 엔제리너스, 아로마와 단맛을 강조한 커피는 탐앤탐스와 카페베네, 가격대비로 매력이 있는 커피는 이디야와 맥도날드로 이번에 다뤄본 총 8개의 브랜드를 나눠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에 여러 브랜드의 아메리카노를 마셔보면서 역시나 가장 큰 아쉬움은 브랜드별 맛의 균일함이었습니다. 특히 브랜드 커피의 경우 소비자는 브랜드의 가치를 구입하면서 동시에 최소한의 균일한 커피에 대한 기대를 하게 되는데요. 한 번에 주문한 온도의 표준편차가 5℃가 넘어 실제 음료 당 온도의 10℃ 이상 차이가 나거나 TDS에서도 50ppm 이상의 차이가 나는 등, 바리스타의 미숙함이나 장비의 한계로 인해 균일한 커피가 제공되지 못하고 있는 부분은 상당한 아쉬움으로 남는 것 같습니다.

이상으로 커피 찾는 남자와 함께하는 브랜드 커피 전격해부, 아메리카노 편이었습니다. 다음 편은 카페라떼 이야기로 채워집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브랜드 커피 전격해부' 용어 자세히 알아보기>

1. 측정 장면 및 수치 설명


- 온도 : 손님이 커피를 받아와서 자리에 앉자마자 측정한 온도의 값입니다. 특히 온도의 표준편차는 해당 매장의 커피 제조 시스템을 일부 평가할 수 있는 수치입니다.
- 중량 : 일회용 컵의 무게를 제외한 음료의 중량값입니다.
- pH : pH meter를 통해 측정한 산성도의 값으로 커피의 신맛과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습니다.
맛은 사람의 혀가 느끼는 감각이기 때문에 신맛 외의 다른 맛의 강도에 따라 상호 작용을 일으킵니다. pH의 측정은 장비의 온도에 따른 자동 보정 기능이 작동하는 50도 이하의 상온에서 실시되었습니다.
- Brix : 굴절식 당도계를 통해 측정한 값으로 커피의 단맛에 대해 참고 수치로 활용이 가능합니다만, 이 역시 커피와 단맛과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습니다.
- TDS : 음료 안에 포함된 커피 고형분의 값으로 커피 농도에 대한 참고 수치이며, 혀가 느끼는 커피의 진하기와 완전히 일치한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다만 TDS 값의 표준편차는 해당 매장의 커피 제조 시스템에 대한 평가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TDS의 측정은 장비의 온도에 따른 자동 보정 기능이 작동하는 50도 이하의 상온에서 실시되었습니다. 제시하는 데이터는 전기전도도를 측정하는 간접 측정 방식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TDS의 절대값을 얻기 위해서는 커피 전도도 환산표를 이용해야 실제 고형분의 값을 알 수 있습니다. 본 데이터는 환산표를 이용하기 전의 측정값만을 제시합니다.


2. 커피 평가 용어 자세히 알기

- Aroma : 물에 녹은 커피의 향기가 수증기와 함께 올라오는 것을 말합니다.
이때 느껴지는 향의 진함과 선호도를 통해 아로마에 대한 점수를 주게 됩니다. 보통의 브랜드 커피들은 향을 맡아보면 그냥 전형적인 ‘커피 향’밖에 안 나는 경우가 많은데요. 스페셜티라고 하는 커피들은 마치 꽃과 같이 가볍고 매혹적인 향기가 나기도 합니다.

- Flavor : 커피가 입안에 머물고 있을 때 느껴지는 맛과 향을 말합니다.
가장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말하는 ‘맛있다’ 혹은 ‘맛없다’의 기준으로 이 영역에 대한 평가를 하게 됩니다. 하지만 여러분들이 “어떤 커피가 맛있는 건지 난 잘 모르겠어”라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설탕을 따로 첨가하지 않은 상태에서 아메리카노를 즐기시려면 조금 더 커피에 익숙해질 때까지 여유를 가지고 커피를 마셔봐야 합니다. 만약 커피 맛을 잘 모른다고 할지라도 한 자리에서 여러 종류의 커피를 마시게 되면 상대적인 평가는 쉽게 할 수 있습니다. 커피를 즐기다 보면 어느새 한 자리에서 커피들을 마시지 않아도 어느 정도의 기준을 감각적으로 익히게 되다 보니, 한 잔의 커피를 맛보더라도 자신의 선호도에 따라 ‘맛’을 이야기할 수 있는 거죠.

- Acidity : 커피가 가지고 있는 신맛의 강도와 신맛의 질을 총체적으로 평가합니다.
과거에는 주로 사용하는 로스팅 단계가 높기 때문에 생두 안에 있던 신맛이 사라지거나, 혹은 탄맛 때문에 신맛이 가려져 있었다면 최근 수년 안의 세계 커피 시장에서는 신맛을 커피 맛에 있어 아주 중요한 기준으로 삼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신맛의 경우 커피를 즐기는 사람의 기호에 따라 호불호가 나뉘는 편인데요. 과거의 즐기던 커피 습관대로 신맛이 절제된 커피를 선호하는 취향을 흔히 보수적이라고 부르며, 최근 커피에 함유된 기분 좋은 신맛을 선호하는 경우 진보적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신맛이 강하다고 좋은 커피라고 하지는 않는데요. 신맛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기분 나쁜 감각으로 받아들이는 신맛이 있기 때문에 신맛의 강도와 함께 어떤 종류의 신맛인지를 중요하게 생각한답니다.

- Sweetness : 커피에 포함된 미세하지만 자연스러운 단맛을 의미합니다.
과일에 있는 자연스러운 단맛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이 있을까요? 커피에도 상당한 단맛이 포함되어 있지만, 보통은 쓴맛에 가려진 단맛을 쉽게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커피를 즐겨 비교 시음하다 보면 상대적인 단맛을 보다 예민하게 자각할 수 있게 됩니다. 따라서 커피가 설탕이나 시럽을 가미하지 않았는데도 자연적인 단맛이 난다면 이는 거의 예외 없이 모든 사람들에게 호감을 얻게 됩니다.

- Body : 바디는 음료의 무게와 질감을 뜻합니다.
바디라는 표현을 많은 분들이 어려워하시는데요. 바디는 크게 음료의 두 가지 특성을 표현하기 위해 사용하는 단어입니다. 첫 번째로는 음료가 가지고 있는 몸의 질감입니다. 어떤 커피는 혀로 느껴지는 감각이 부드러운 데 비해 어떤 커피는 거칩니다. 이때 보통 부드러운 커피의 질감을 ‘바디가 좋다’는 표현으로 사용하게 됩니다. 두 번째로는 음료의 무게감을 말하는데요. 물과 우유를 어렵지 않게 물보다는 우유가 더 무겁다는 것을 연상할 수 있는데요. 이렇듯 비중 및 농도를 포함해 혀가 느끼는 액체의 무게감을 설명할 때도 바디라는 단어를 사용합니다. 커피 업계에서는 보통 상당한 무게를 가지고 있는 음료에 대해 더 높은 가치를 두는 편입니다.

- Aftertaste : 후미는 커피를 마시고 난 후 혀와 입안에 남는 여운을 말합니다.
좋은 맛과 향을 가진 커피는 입안에 길게 여운이 남으며 계속해서 더 맛보고 싶은 마음을 불러일으키는데요. 이런 커피를 후미가 좋다고 말한답니다.

- Balance : 음료의 전반적인 균형을 의미합니다.
‘밸런스가 좋다’는 말을 많이들 봐오셨을 텐데 어떤 의미인지 알고 계신가요? ^^ 보통 위에서 나열한 여러 가지 맛들이 특별히 부족함 없이 조화롭게 뛰어난 커피를 ‘밸런스가 좋다’고 말합니다. 이와 반대로 대부분의 요소들이 좋았지만 한두 부분이 다른 기준들에 비해 많이 부족하다면 균형 잡히지 않았다는 표현을 쓰게 되는 것이죠.

- Overall : 음료에 대한 개인적인 선호도를 주관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항목입니다.
그렇지만 지나치게 주관적인 부분을 강조하면 객관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게 되는데요. 그래서 대부분은 밸런스 점수와 지나치게 큰 점수 차가 나지 않는 선에서 주관 평가를 하게 됩니다.

2013년 11월 28일 목요일

글 절대로 그렇게 쓰지 마라_장진한 지음


현대 사회에서 누구나 공감하며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는 글 잘 쓰기.

이 책은 점점 더 글을 써야 하는 일이 많아지는데 글솜씨는 늘지 않아 고민하는 나에게 "글은 이렇게 써야지."이라고 가르쳐 주는 개인 글 선생님과 같은 책이다. 

내가 쓴 글을 보면 문장에 너무 많은 것을 담아 무엇을 말하려는지 모호한 경우가 많다. 이럴 때는 주어와 서술어는 최대한 가깝게 하고 문장은 의미에 맞게 나누어야 써야 한다고 책에서 말해준다. 

짤막한 예문을 보여주며 잘못된 부분이 어디인지 알려주고 그 부분이 왜 이상한지 그리고 어떻게 써야 알기 쉽고 명확한 글인지 이야기해주니 읽기 수월한 책이다. 지은이 장진한 씨는 신문사에서 오랫동안 일하며 글을 쓰고 교정하시던 분이라 쉽고 정확한 글을 쓰는 방법을 잘 알고 계신 것 같다. 

아직 책을 다 읽지 못했지만 틈틈이 펼쳐보며 글 쓰는 실력을 늘려보고 싶다. 




2013년 11월 27일 수요일

MS 워드 추적, 변경 내용, 메모 없애는 방법

워드 (MS office word)에는 추적 기능이 있어 내용을 변경한 것을 남기거나 메모를 붙일 수 있다. 그런데 최종본을 저장할 때는 변경 내용 또는 메모가 들어간 파일을 없애고 저장을 해야 되는 경우가 생긴다. 하지만 이것을 없애는 것이 쉽지 않다.  
단순히 최종본 보기를 누르면 변경 내용과 메모는 안보이지만, 저장한 다음 열면 다시 나타난다.

변경 내용과 메모를 삭제하려면, 아래와 같이 따로따로 없애야 한다. 


변경내용의 경우는 ... 



적용 메뉴의 변경 내용 모두 적용 명령
위 그림과 같이 
검토 -> 적용 -> 변경 내용 모두 적용 
을 누르고 "저장" 하면 된다. 

메모는 위 방법으로 해도 없어지지 않는다. 
메모는 삭제 해줘야 한다. 
1. 문서내에 메모를 하나 클릭한다.
2. 아래 그림처럼 검토 -> 삭제 -> 문서에서 메모 모두 삭제 
   를 누르고 "저장" 하면 된다. 
삭제 메뉴의 문서에서 메모 모두 삭제 명령

아무래도 MS에서 너무 복잡하게 만들어 놓은 듯하다. 전혀 직관적이지 않아 ㅠㅠ




2013년 11월 21일 목요일

Gregory Porter: Liquid Spirit(2013)_all about jazz article에서 가져옴

Gregory Porter: Liquid Spirit
Gregory Porter has a lot to live up to. Widespread critical acclaim, Grammynominations and reviewers suggesting that he's the next big jazz star, the man to bring jazz back to mainstream popularity, all lay a big artistic burden on his (admittedly quite broad) shoulders. Liquid Spirit is his third album and it heralds a move to a major label, Blue Note. Maybe that just raises expectations even higher. No matter—Porter meets, and even exceeds, such expectations.

Porter's voice is a joy to hear: warm, engaging, capable of conveying emotion with subtlety. He's technically impressive, but he never uses technique just to impress. He's a fine songwriter as well, combining beautiful melodies with lyrics that tell stories and express feelings that seem to come straight from the singer's heart.

For Liquid Spirit Porter has retained a quintet of musicians from his second album, Be Good (Motéma, 2012). The saxophones of Yosuke Sato and Tivon Pennicott come together to excellent effect on the hard bop-come-gospel flavored title track, the soulful "Movin'" and the cheerful "Wind Song" but the album's finest moments appear when the instrumental accompaniment is pared down to just Chip Crawford's piano, Aaron James' bass and Emanuel Harrold's drums.

The sad but beautiful "Water Under Bridges" keeps things really simple: just Porter's voice and Crawford's piano. The result is a three and a half minute triumph: bluesy, heartfelt and heartbreaking. "Hey Laura" and "Brown Grass" run it a close second, both songs enlivened by Harrold's sympathetic drumming. "Wind Song" is more upbeat, a celebration. Soul classic "The 'In' Crowd" swings, Harrold and James laying down the groove, Crawford crafting a strong solo and Porter making it clear that he's in with the "In" crowd—not boasting, just telling it like it is.

There's just one small cautionary note. "When Love Was King" and Sammy Cahn and Jules Styne's "I Fall In Love Too Easily," the album's closing tracks, clock in at almost seven and eight minutes respectively, double the length of most of the songs. Despite Porter's superb vocals, the songs tend to meander and lose focus: a rather downbeat follow on from the gorgeous "Movin.'"

Intriguingly, while Porter's debut album, Water (Motéma, 2010) gained a Grammy nomination for Best Jazz Vocal Album his nomination for "Real Good Hands" from Be Good (Motéma, 2012) was in the Best Traditional R&B Performance category. There are performances on Liquid Spirit that could readily be considered for jazz, R&B, soul or gospel awards. Porter makes the transition between genres with apparently effortless ease—he's a singer and a songwriter at the top of his game and Liquid Spirit is an inspiration.

Track Listing: No Love Dying; Liquid Spirit; Lonesome Lover; Water Under Bridges; Hey Laura; Musical Genocide; Wolfcry; Free; Brown Grass; Wind Song; The “In” Crowd; Movin'; When Love Was King; I Fall In Love Too Easily.
Personnel: Gregory Porter: vocals; Yosuke Sato: alto saxophone; Tivon Pennicott: tenor saxophone; Chip Crawford: piano; Aaron James: double bass; Emanuel Harold: drums.
Record Label: Blue Note Records


Style: Vocal

한번 듣고 푹 빠져버림 ㅎㅎ


출처 Gregory Porter: Liquid Spirit 에서

시작의 중요성

고수가 되는 출발선.

무엇보다 과감한 시작이 중요합니다. 책상 앞에 앉아 이제부터 일하겠다는 마음을 먹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어렵습니다. 한번 펜을 들어 첫 글자를 쓴다든가, 괭이를 들어 밭을 한번 내리치면 그때부터 일은 수월하게 풀려나갑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준비만 하면서 여간해서는 시작하지 않는데 그 안에 게으름이 숨어 있지요. 그렇게 우물쭈물하다가 마감이 다가오면 이번에는 시간이 모자라 초초해 하면서 정신 뿐 아니라 육체까지 병들게 됩니다. 그리고 그것으로 일은 또 방해를 받습니다.

스위스의 생활 사상가 카를 힐티의 말이다.

- 일생에 한번은 고수를 만나라, 한근태 저- 중 과감한 시작 편에서.



손석희씨가 쓴 지각인생

손석희 아나운서가 97년부터 2년 동안 미국에서 유학생활을 하면서 겪은 경험을 담은 글이 뒤늦게 화제가 되고 있다.

한 달 여 전부터 주로 '지각 인생'이라는 제목으로 급속하게 퍼지고 있는 이 글은 손석희 아나운서가 지난 97년부터 2년 동안 미국에서 유학생활을 하면서 겪은 경험을 월간중앙 2002년 4월호‘내 인생의 결단의 순간' 시리즈에 담은 것이다.

그는 이 글에서 유학 첫 학기 첫 시험 때 시간이 모자라 답안을 완성하지 못한 뒤 억울함에 겨워 눈물을 흘린 일이 소중한 기억으로 남는다고 회상했다.

네티즌들은 '지각인생' 글을 통해 삶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하게 됐다며 각종 카페 게시판이나 블로그에 옮기고 있다. 네티즌 ‘라알라’ 님은 “요즘 부쩍 늦은 인생살이로 걱정에 찌들렸는데 이 글을 접하니 다소 위안이 된다”고 말했다. 네티즌 ‘수현’ 님은 “하루는 공무원, 하루는 늦깎이 대학생활을 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며 후회도 많이 하는데 손석희 님의 글을 보니 아직 늦지 않았음을 깨닫게 된다. 열심히 더욱 열심히 살겠다”고 밝혔다.

손 아나운서는 지난 7일 “요즘 이 글이 네티즌들 사이에서 많이 돌아다니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며 “당시 글을 쓸 때는 어떤 의도를 가지고 쓴 것이 아니었는데, 이 글을 보고 요즘 많은 사람들이 힘을 낸다고 하니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다음은 손석희 아나운서가 쓴 글의 전문.
------------------------------------------------------------------------------------
남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몰라도 


나는 내가 지각인생을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대학도 남보다 늦었고 사회진출도, 결혼도 남들보다
짧게는 1년, 길게는 3∼4년 정도 늦은 편이었다.
능력이 부족했거나 다른 여건이 여의치 못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모든 것이 이렇게 늦다 보니
내게는 조바심보다 차라리 여유가 생긴 편인데,
그래서인지 시기에 맞지 않거나
형편에 맞지 않는 일을 가끔 벌이기도 한다.

내가 벌인 일 중 가장 뒤늦고도 내 사정에 어울리지 않았던 일은
나이 마흔을 훨씬 넘겨
남의 나라에서 학교를 다니겠다고 결정한 일일 것이다.

1997년 봄 서울을 떠나 미국으로 가면서 나는
정식으로 학교를 다니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남들처럼 어느 재단으로부터 연수비를 받고 가는 것도 아니었고,
직장생활 십수년 하면서 마련해 두었던 알량한 집 한채 전세 주고
그 돈으로 떠나는 막무가내식 자비 연수였다.

그 와중에 공부는 무슨 공부.
학교에 적은 걸어놓되
그저 몸 성히 잘 빈둥거리다 오는 것이 내 목표였던 것이다.
그러던 것이 졸지에 현지에서 토플 공부를 하고
나이 마흔 셋에 학교로 다시 돌아가게 된 까닭은
뒤늦게 한 국제 민간재단으로부터
장학금을 얻어낸 탓이 컸지만,
기왕에 늦은 인생,
지금에라도 한번 저질러 보자는 심보도 작용한 셈이었다.

미네소타 대학의 퀴퀴하고 어두컴컴한 연구실 구석에 처박혀
낮에는 식은 도시락 까먹고,
저녁에는 근처에서 사온 햄버거를 꾸역거리며 먹을 때마다
나는 서울에 있는 내 연배들을 생각하면서
다 늦게 무엇 하는 짓인가 하는 후회도 했다.

20대의 팔팔한 미국 아이들과 경쟁하기에는
나는 너무 연로(?)해 있었고
그 덕에 주말도 없이 매일 새벽 한두시까지
그 연구실에서 버틴 끝에
졸업이란 것을 했다.

돌이켜보면 그때 나는 무모했다.

하지만 그때 내린 결정이 내게 남겨준 것은 있다.
그 잘난 석사 학위?
그것은 종이 한장으로 남았을 뿐,
그보다 더 큰 것은 따로 있다.
첫 학기 첫 시험때 시간이 모자라 답안을 완성하지 못한 뒤
연구실 구석으로 돌아와
억울함에 겨워 찔끔 흘렸던 눈물이 그것이다.

중학생이나 흘릴 법한 눈물을
나이 마흔 셋에 흘렸던 것은
내가 비록 뒤늦게 선택한 길이었지만
그만큼 절실하게 매달려 있었다는 반증이었기에
내게는 소중하게 남아있는 기억이다.

혹 앞으로도!
여전히 지각인생을 살더라도
그런 절실함이 있는 한
후회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2013년 11월 20일 수요일

곰이 북극에서 살아남는 비법_KISTI의 과학향기에서 가져옴


하얀 설원을 배경으로 어슬렁거리는 북극곰은 눈과 코, 입술, 발바닥을 제외하고는 모두 흰색이라 눈에 잘 띄지 않는다. 하지만 보다 정확히 말하면 북극곰의 털은 하얀색이 아니다. 케라틴으로 된 우리의 손톱처럼 빛이 통과할 수 있을 정도로 투명하다. 털이 햇빛에 반사돼 우리 눈에 하얗게 보이는 것이다. 즉 북극곰의 털은 가늘고 길며 속이 빈 반투명 플라스틱 튜브를 닮았다고 생각하면 된다.

북극곰에 대해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것은 또 있다. 바로 속살의 색깔이다. 겉보기에 새하얀 북극곰은 피부도 하얄 것 같다. 하지만 털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 피부는 사실 검은색이다. 털이 없는 부위인 코나 입술, 발바닥의 일부는 검은색이다. 그러니 ‘피부도 검은색일 수도 있겠구나.’라고 짐작이 갈지 모르겠다.

필자도 북극곰의 털까지 들춰보고 확인할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애꿎은 애완견의 털을 새삼스레 들춰보았다. 개의 경우 코와 입술, 발바닥이 검은색이라고 해서 피부가 검지는 않다. 색깔 논쟁을 떠나서 피부가 검으면 빛을 잘 흡수해 추운 환경에서도 체온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 북극곰은 영하 40도의 가혹한 추위와 강한 눈보라를 견뎌내야 하기 때문에 검은 피부 이외에도 체온 유지를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을 가지고 있다.

우선 피하지방층이 두꺼워 체온 손실이 거의 없다. 피부에는 보온이 잘 되는 촘촘하게 난 짧은 털과 방수가 잘 되는 긴 털이 두 개의 층을 이루고 있다. 털 속의 빈 공간에는 공기가 채워져 있어 단열효과를 높일 수 있다. 이중유리창이 두 겹의 유리 사이에 빈공간이 있어 단열이 잘되는 것과 같다. 북극곰은 발바닥에도 털이 많이 나있다. 털이 많은 발바닥은 훌륭한 눈신발의 역할을 해서, 얼음이나 눈 위에서도 미끄러지지 않고 걸어 다닐 수 있다.

또한 북극곰의 귀와 꼬리는 다른 종류의 곰에 비해 유난히 작다. 돌출된 부분이 작으면 몸 밖으로 방출되는 열을 줄여 체온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 추운 곳에 사는 포유동물의 경우 북극곰처럼 몸의 말단부위가 유사 종에 비해 작은 것을 생태학에서는 ‘알렌의 법칙(Allens rule)’이라고 한다. 귀가 유난히 작은 북극여우도 마찬가지다. 반대의 예는 사막에서 찾을 수 있다. 아주 더운 곳에 사는 사막여우는 다른 종류의 여우에 비해 귀가 굉장히 크다. 큰 귀를 통해 체온을 방출시켜 더위를 식힐 수 있기 때문이다.
북극곰은 추운 기후에서 살아가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진화했다. 사진 출처 : 위키미디어
북극곰은 여느 종류의 곰보다 덩치가 크다. 체온이 일정한 항온동물의 경우 덩치가 크면 몸의 체적 대비 표면적이 상대적으로 줄어든다. 때문에 체온을 빼앗기는 면적이 줄어들어 보온에 유리하다. 항온동물이 추위에 적응하기 위해 덩치가 큰 것은 생태학에서 ‘베르그만의 법칙(Bergmann principle)’이라 한다. 

북극곰은 겨우내 겨울잠을 잘까? 이것도 절반은 틀린 얘기다. 북극곰은 겨울에 동면을 하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깊은 잠을 자는 것은 아니다. 중간에 깨어나 활동을 하기도 한다. 북극곰이 좋아하는 먹이는 바다표범 종류인데 순록이나 물고기, 바닷새 등을 잡아먹기도 한다. 북극곰은 숨을 쉬기 위해 바다표범이 얼음 구멍 위로 머리를 내밀 때를 기다려 먹이를 잡는다. 또 얼음 위에서 쉬고 있는 먹이에 살금살금 접근하거나 물속에서 헤엄쳐 먹이를 잡기도 한다. 먹이를 찾지 못하면 죽은 고래의 사체나 사람이 버린 음식물 찌꺼기를 먹기도 한다. 한편 식물이 자라는 북극의 여름 동안에는 육식성 먹이를 찾지 못하면 식물성 먹이를 먹기도 한다. 

북극곰의 학명인 우르수스 마리티무스(Ursus maritimus)는 바다의 곰이라는 뜻이다. 북극곰은 북극해를 둘러싼 북극권에서만 사는 육식성 포유류이며, 북극권에 널리 분포하지만 주로 얼음으로 뒤덮인 섬이나 육지 근처 바닷가에 산다. 암컷은 4살 정도가 되면 성적으로 성숙해지며, 수컷은 암컷보다 약 2년 정도 더 자라야 짝짓기를 한다. 암컷은 눈 속에 굴을 파고 들어가 새끼를 낳는데, 공기가 통할 수 있는 작은 구멍만 남기고 굴을 눈으로 덮어버리기 때문에 겉에서 보면 굴이 어디에 있는지 찾기가 쉽지 않다. 북극곰은 짝짓기 할 때와 암컷이 새끼를 기를 때를 제외하고는 일생의 대부분을 고독하게 혼자 보낸다. 

최근 북극곰들이 지구온난화와 환경오염으로 수난을 당하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서식지가 점차 준다거나, 뇌에서 환경오염물질이 검출되는 등의 뉴스를 보니 북극도 더 이상 환경오염의 안전지대가 아닌 모양이다. 녹아버린 유빙에 간신히 발을 붙이고 서 있는 북극곰의 모습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2013년 11월 13일 수요일

앱스토어 미국계정으로 쉽게 변경하기 (출처 http://redmedusa.net/952)


방법은 정말 간단한데요~ 위 주소를 사파리 주소창에 입력하면 앱스토어가 자동으로 실행되고 '항목을 사용할 수 없음'이란 팝업이 뜨는데 'Store변경'을 선택하시면 국가 전환이 이루어집니다. 미국/한국 2개의 변경 주소를 사파리 책갈피로 등록해서 사용하면 더욱 편리하겠죠? 



▲ 또 다른 방법으론 윈컴이닷컴 이란 곳에서 만든 앱스토어 국가 변경 페이지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첫번째 방법은 책갈피에 미국/한국 두개의 주소를 등록해야 했지만, 이번엔 아래 사이트 한개만 등록해두시면 되겠네요...^^


※ 참고

iOS7 베타 버전까진 한국 계정을 주력으로 사용하며 미국 계정이 없더라도 위 국가 스위칭 방법으로만 아이튠즈 라디오 사용이 가능했지만, 13년 10월인 현재 해당 방법이 막힌거 같네요. 라디오를 사용하고 싶으신 분들은 미국 계정을 새로 만드셔야 합니다.

2013년 11월 8일 금요일

정민석님의 과학만평-과학인은 글장이

K190.jpg 
 글장이, 글맥, 글발, 글투, 글치 중에서 국어사전에 나오는 낱말을 글발, 글투이다. 그리고 국어사전의 뜻대로 만화에서 쓴 낱말은 글투뿐이다. 나머지는 내가 스스로 만들어서 쓴 낱말이다. 보기를 들면 음치와 맞먹는 낱말로 글치를 만들었다. 과학인한테 글 쓰는 것이 중요하다 보니까, 글이 들어가는 낱말을 이렇게 많이 만들게 되었다.


- 논문을 쓰다 보니 글 쓰는 게 참 중요하고 어렵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 ㅠㅠ

빛으로 신경세포를 조절을? (Science on 신의리모컨 광유전학)

‘신경세포를 움직이는 빛’


광유전학(optogenetics)은 빛(opto-)과 유전학(genetics)을 결합한 기술이다. 유전학적 기법을 이용해 원하는 대상에 빛 감지 센서를 달고, 빛을 이용해 신경세포를 조종하는 광유전학 기술이 개발되면서 정교한 신경회로 조작이 가능해졌다. 원하는 시점에 원하는 신경세포와 신경회로를 조작할 수 있게 된 것. 광유전학이 무엇이며, 이를 이용한 몇몇 연구 사례를 살펴본다.
00optogenetics1.jpg» 영화 <매트릭스>에서 인간들은 ‘몸’은 기계 배양기에서 살지만 ‘정신’은 뇌에 꽂힌 케이블을 통해 가상세계인 매트릭스에서 살아간다. 출처/ 영화 매트릭스
[이번 글의 주제 논문]

Nagel G, Brauner M, Liewald JF, Adeishvili N, Bamberg E, Gottschalk A. Light activation of channelrhodopsin-2 in excitable cells of Caenorhabditis elegans triggers rapid behavioral responses. Curr Biol. 2005 Dec 20;15(24):2279-84.


봇기계들이 끝없이 진화하던 어느 날, 인간과 기계가 전쟁을 벌입니다. 인간은 그 전쟁에서 참패하고 기계의 지배를 받게 됩니다. 기계는 인간을 자신들의 ‘건전지’로 만듭니다. 인간은 기계 안에서 태어나, 기계 안에서 살아가며, 기계 안에서 죽습니다.

하지만 정작 인간은 그 사실을 전혀 모릅니다. 기계가 인간 뇌에 전극을 꽂아 가상현실인 ‘매트릭스’ 안에 살고 있는 것처럼 감각을 조작하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실제로는 배양기계 안에 떠있으면서 자신이 맨해튼 거리를 거닐고 있다고 착각합니다. 한 번도 먹어본 적 없는 스테이크의 맛을 느낍니다. 영화 <매트릭스>(1999)의 이야기입니다.

<매트릭스>는 영화로만 볼 영화가 아닙니다. 워쇼스키 감독은 현실 세계의 청중에게 “여긴 어디, 나는 누구?”라고 묻고 있습니다. 저는 ‘지금/여기’가 ‘매트릭스’ 안이 아니라고 입증할 방법이 단 한 가지도 떠오르지 않습니다. 그 불가능함은 감각 행위의 본질 때문입니다.

인간의 뇌에는 약 1000억 개의 신경세포가 있습니다. 각 신경세포는 1000개가 넘는 다른 신경세포들과 관계를 맺어 100조개가 넘는 신경접속을 만들어냅니다. 우리의 감각 경험은 바로 이 어마어마한 신경회로 안에서 발생하는 ‘전기적 사건’에 불과합니다. 전원을 꽂은 컴퓨터에서 수많은 전기회로들이 영화를 상영하듯, 우리 뇌 속의 신경회로에 끊임없이 전기가 흐르면서 감각 세계를 ‘창조’해 내는 것이죠. 제가 지금 이 글을 쓰는 것도 역시 기계가 뇌를 조작해 이뤄지는 가상현실 속의 사건일 수도 있습니다.


의심하는 신경회로
00dot.jpg 
<매트릭스>가 던지는 핵심 메시지는 바로 ‘의심하라’입니다. 사실 이 메시지는 400년 전의 한 위대한 철학자의 메시지를 그대로 계승한 것입니다. 의심의 제왕이라고 불러도 무방한 데카르트(1596~1650)는 착시 현상에서 감각 작용의 객관성을 의심하기 시작하더니, 이 모든 게 꿈이 아닐까 하는 의심을 거쳐, 자신이 ‘악령’에 사로잡혀 환각에 시달릴 수 있다는 극단적인 의심까지 이르게 됩니다.

믿을 게 하나 없는 세상 앞에, 그는 위대한 탄식을 내뱉습니다. “코기토 에르고 숨(Cogito ergo sum)”. 우리말로,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더 정확히 해설하자면 “의심한다, 고로 의심하는 나는 존재한다”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데카르트는 모든 걸 의심할 수 있어도, 끝내 그 의심을 하는 ‘나’라는 존재까지 의심할 수는 없었습니다.

데카르트의 의심하는 주체, 즉 ‘이성적 자아’는 중세를 마감하고 근대라는 새로운 세계를 활짝 열게 됩니다. 데카르트는 마지막 중세인이자 최초의 근대인이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그가 최초의 근대인일 뿐만 아니라 ‘마지막 중세인’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코기토 에르고 숨’ 논변에 이어서 다음으로 ‘신의 존재 증명’을 펼치기 때문입니다. ‘생각하는 나’를 가능케 한 존재가 분명 존재해야 하며, 그 존재는 ‘신’일 수밖에 없다는 중세적 믿음을 고전이 된 그의 명저 <방법서설>에서 표출하고 있습니다. 

다시 <매트릭스>로 돌아가 봅시다. 인간은 기계 안에서 태어나 기계 안에서 생각하며 기계 안에서 죽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기계를 인간의 신이라 할 수 없습니다. <매트릭스>에서 기계는 데카르트의 ‘악령’과 정확히 일치할 따름입니다. 악령은 그저 ‘감각’만을 속일 수 있습니다. 기계는 스테이크의 시각적 환상과 환상적인 맛을 주입할 수 있을 뿐, 인간이 스테이크를 ‘썰게’ 하지는 못합니다. 판단과 결정은 최종적으로 인간의 몫이며, 기계는 매트릭스의 삶을 의심하는 인간의 ‘의지’를 꺾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매트릭스>가 ‘자유 의지’의 영역으로 남겨두는 판단과 결정 역시 뇌 속에서 일어나는 전기적 사건에 불과합니다. 군침 도는 스테이크를 눈앞에 두고 있을 때, 손과 팔더러 칼질을 하라는 명령을 내리는 것도 역시 ‘뇌’입니다. 나는 채식주의자인데, 기계가 케이블을 통해 고기를 썰어 먹으라는 신경 네트워크를 실행한다면 고기를 먹을 수밖에 없습니다.

사실 데카르트가 했던 ‘의심’조차도 뇌의 신경회로에서 일어나는 전기적 사건입니다. 만약에 누군가 데카르트의 ‘의심 신경회로’를 켜버린다면 그의 의지와 상관없이 그를 의심하게 할 수 있습니다. “코기토 에르고 숨”을 ‘인위적’으로 유도해낼 수 있는 것이지요. 데카르트의 정의에 따르면 ‘나의 의심을 가능케 하는 자’는 바로 ‘신(神)’입니다. 어떤 사람이 데카르트의 의심을 일으키는 힘을 갖게 된다면 그가 바로 데카르트의 신이 아닐까요.


인간 영혼에 꽂힌 전극
00dot.jpg 
뇌 속의 신경회로를 조작하는 힘, 즉 영혼을 통제하는 그런 ‘신의 힘’을 인간이 가질 수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 힘을 우리는 오래전 얻었을 뿐 아니라 끝없이 진화시키고 있습니다. 가장 쉽게 떠올릴 수 있는 방법은 뇌에 직접 전극을 꽂아 전류를 흘려보내는 방식입니다. 18세기 중반 이탈리아 과학자인 루이지 갈바니(Luigi Galvani, 1737-1798)는 신경과 근육이 전기적 자극에 반응한다는 것을 보고했습니다. 이후 19세기 초부터 신경생리학자들은 뇌에 직접 전극을 꽂고 전류를 흘려 뇌의 기능을 연구하는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베르베르 베르나르의 소설 <뇌>는 ‘전기적 뇌 자극’이라는 소재를 아주 흥미로운 방식으로 차용하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컴퓨터와의 체스 대결에서 승리하기 위해 자신의 뇌에 전극을 심습니다. 쾌락을 느끼게 하는 뇌의 ‘쾌락 중추’를 지능 훈련 뒤에 자극하는 방식으로 지적 능력을 발달시켜 나갑니다. 혹시 모를 끔찍한 사태에 대비해 그는 자신의 뇌를 조작하는 일을 다른 사람에게 맡깁니다.

사실 이 소설은 쥐를 대상으로 한 실제 실험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1954년 캐나다 맥길대학의 제임스 올즈 연구팀은 역사적인 연구를 진행합니다. 쥐의 쾌락 중추에 전극을 심은 뒤, 쥐에게 스스로 레버를 누르면 전류가 흘러 쾌락이 주어지는 조건을 마련해주었습니다. 그러자 놀랍게도 쥐는 밥도 물도 먹지 않고 죽을 때까지 레버만 눌러댔습니다. 살아있는 동안, 쥐는 아무 고생 없이 자기 자신에게 극도의 쾌락을 줄 수 있는 전능한 존재가 된 것입니다.

00optogenetics2.jpg» 쾌락 중추에 전극이 꽂힌 쥐는 모든 생존 활동을 포기한 채 죽을 때까지 레버를 눌러댔다. 죽는 그 순간에도 쥐는 행복했을까.출처/ 주 [1]그러나 전극을 꽂아 직접 전류를 흘려보내는 이런 방식으로는 뇌의 신경회로를 정교하게 조작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인간의 뇌 속에는 엄청나게 높은 밀도로 신경세포가 밀집돼 있습니다. 뇌는 불투명하기 때문에 전극이 정확히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 파악하기도 어렵습니다. 전극을 자칫 잘못 꽂았다간 엉뚱한 신경회로가 자극되어 예상치 못한 반응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좁은 지역에 수많은 신경회로들이 중첩돼 있어 원하는 신경회로만을 자극하는 일은 기술적으로 매우 어렵기도 합니다.

비유하자면, 전기적 뇌 자극은 근처의 모든 전기회로를 켜버리는 ‘포괄적 리모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자제품들의 전원을 켤 수 있는 능력은 갖추고 있으나, 내가 원하는 전자제품을 선택적으로 켜긴 힘든 기술이라는 의미에서 말입니다. 집에 들어와서 티비를 보려고 리모컨을 눌렀더니, 갑자기 전기오븐과 세탁기와 에어컨과 집안의 모든 전등과 청소기와 식기세척기가 한꺼번에 켜져서 작동하는 상황이 벌어지기 십상인 것이죠.


신의 리모컨, 채널로돕신
00dot.jpg 
티비 리모컨이 티비만 선택적으로 켤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건 바로 티비 리모컨에만 반응하는 ‘수신기’가 티비에 내장돼 있기 때문입니다. 전기적 뇌 자극이 선택적으로 신경회로를 조절할 수 없는 이유는 조작하고자 하는 신경회로만 전기 자극을 받게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만약 우리 뇌 속에 ‘리모컨-수신기’ 시스템을 작동시킬 수 있다면 감각과 행동을 정교하게 조절할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요?

2002년 <사이언스>에 그 힘을 가능케 할 역사적인 논문이 발표됐습니다. 흥미롭게도 이 논문은 신경과학 연구팀이 아니라 미생물을 연구하던 게오르그 나겔(Georg Nagel)과 페터 헤게만(Peter Hegemann)의 공동 연구팀이 발표했습니다. 이들은 ‘클라미도모나스’라는 작고 둥근 단세포 녹조류에 주목했습니다. 이 녹조류에 빛을 쬐어주면 빛을 향해 나아가는 주광성(phototaxis)을 나타냅니다.
00optogenetics3.jpg» 빛을 향해 나아가는 행동 반응을 보이는 클라미도모나스. 채널로돕신이 망가진 돌연변이인 H17에서는 그런 반응이 사라진다.출처/ 주[2] 
연구팀은 녹조류가 빛을 ‘감각’하고 그 빛으로 이동하려는 ‘행동’ 사이를 매개하는 무언가가 있을 것이라고 추측했습니다. 한 가지 단서는 빛을 쬐어주면 클라미도모나스 안에 전류가 흐른다는 것이었습니다. 여러 가지 실험을 통해 연구팀은 ‘채널로돕신’이라는 분자가 빛을 감지해 전류를 만들어낸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녹조류의 ‘채널로돕신’이 인간 신경회로를 조작하는 리모컨과 무슨 관련이 있을까요? 리모컨을 이용해 켜고자 하는 대상은 바로 뉴런이라고 불리는 신경세포입니다. 신경세포는 일종의 전선으로 기능하는데, 평소에 신경세포 내부는 음전하를 띈 음이온이 많아 음의 전위를 갖고 있습니다. 자극이 주어지거나 다른 신경세포로부터 신호를 전달받으면 세포 바깥의 양이온들이 세포 안으로 쏟아져 들어오면서 신경세포가 켜지게 됩니다.

00optogenetics4.jpg» 빛을 쬐어주면 레티날이라는 물질의 구조가 변하면서 채널로돕신의 통로가 열리게 된다. 열린 통로로 칼슘과 나트륨 같은 양이온이 쏟아져 들어온다.출처/ 주[2]
만약 녹조류의 채널로돕신을 신경세포에다 심는다면 어떨까요? 빛을 쬐어주는 것만으로도 전류를 흐르게 하여 결국 신경세포를 켜거나 끌 수 있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우리는 빛을 ‘리모컨’으로, 채널로돕신을 ‘수신기’로 사용해서 ‘리모컨-수신기’ 시스템을 통해 신경회로를 조절할 수 있지 않을까요. 과학자는 이런 상상력을 현실 세계에서 ‘실험’하는 사람이자 ‘실현’하는 사람입니다. 

2005년 미국 스탠퍼드대 칼 다이서로스(Karl Deisseroth) 연구팀이 최초로 포유류 신경세포에서 빛과 채널로돕신을 리모컨과 수신기로 사용한 연구 결과를 <네이처 뉴로사이언스>에 발표했습니다. 같은 해엔 채널로돕신을 발견한 연구자 중 한 명이었던 게오르그 나겔이 포함된 연구팀이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에 신경‘세포’가 아닌 동물 ‘개체’의 행동을 최초로 조작한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그 이후 초파리와 쥐를 비롯한 수많은 생명체에서 채널로돕신을 이용해 행동을 조작한 연구 결과들이 계속 발표되고 있습니다. ‘빛’이 신의 리모컨으로 개발되었다는 사실이 참으로 의미심장해 보입니다.


빛과 유전자의 만남
00dot.jpg 
나겔이 채널로돕신 수신기를 심기로 결정한 동물은 바로 예쁜꼬마선충이었습니다. 왜 하필 예쁜꼬마선충이었을까요. 논문에는 언급되어 있지 않지만 제 생각엔 ‘투명함’이 한 가지 강력한 장점으로 작용했을 듯 합니다. 수신기가 빛을 감지해야만 신경회로를 켤 수 있는데, 불투명한 피부가 둘 사이를 가로막고 있다면 리모컨이 아무 소용이 없을 테니까요.

예쁜꼬마선충에서는 빛 리모컨과 채널로돕신 수신기 사이를 가로막는 것이 아무 것도 없습니다. 그런데 꼬마선충의 몸속에 리모컨 수신기를 어떻게 심을 수 있을까요? 채널로돕신은 원래 녹조류의 세포막에 꽂혀 있는 ‘통로 단백질’의 일종입니다. 이런 녹조류 단백질을 신경세포에 직접 이식해 심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녹조류에서 채널로돕신 단백질만 모으는 것이 만만치 않은 작업일 뿐만 아니라, 그렇게 얻어낸 단백질이더라도 원하는 신경세포 막에만 심을 길이 막막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다른 좋은 방법이 있을까요?

생물학자들은 유전학에서 그 해답을 찾았습니다. 클라미도모나스의 세포막에 채널로돕신 단백질이 존재하는 것은 클라미도모나스가 자신의 디엔에이(DNA) 안에 채널로돕신 유전자를 간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유전자는 생명체가 만들어내는 수많은 산물들의 ‘조리법(recipe)’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 미국 캔자스 시골에 한 아주머니가 느닷없이 감자전이 먹고 싶다고 가정해봅시다. 한국에서 감자전을 부친 다음 잘 포장해서 국제 택배를 이용해 보내주는 것보다는, ‘감자전 조리법’을 이메일로 보내주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고 서로 행복한 방식일 겁니다. 

여기서 감자전은 채널로돕신 ‘단백질’에 해당하는 ‘산물(product)’이며, 감자전 조리법은 채널로돕신 ‘유전자’에 해당하는 ‘정보(information)’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적절한 주방이 갖춰진 곳이라면 조리법만 알려주면 얼마든 감자전을 부칠 수 있습니다.

‘산물’ 대신 ‘정보’를 제공하는 데에는 몇 가지 효용이 있습니다. 우선 캔자스 아주머니가 앞으로는 언제든 원할 때 감자전을 부쳐 먹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 조리법에 몇 가지 수정을 가하면 미국식 ‘소세지 감자전’과 같은 변형된 산물들을 쉽게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조리법은 아들딸들과 동네 사람들에게 쉽게 전수돼 계속 전달될 수도 있습니다. 모두 한국에서 감자전을 직접 만들어 보내줬다면 불가능한 일들일 겁니다.

우리 세포는 갖은 단백질들을 요리해내는 적절한 주방이자 요리사입니다. 유전자라는 조리법만 주어지면 그에 걸맞은 단백질 산물들을 능히 만들어냅니다. 조리법에 몇 가지 편집을 가해 변형된 산물을 쉽게 만들어 낼 수도 있고, 대대손손 단백질 생산 능력을 물려주기도 합니다.

리모컨 수신기인 채널로돕신 단백질도 예외는 아닙니다. 꼬마선충에 녹조류의 채널로돕신 유전자를 주입하면, 꼬마선충은 리모컨 수신기를 내장하게 됩니다. 이렇게 유전자 이식된 벌레(transgenic worm)는 이제 빛 리모컨으로 신경 회로를 조작할 수 있게 됩니다.

광유전학(optogenetics)은 이처럼 빛(opto-)과 유전학(genetics)을 결합한 기술입니다. 유전학적 기법을 이용해 원하는 대상에 빛 감지 센서를 달고, 이를 빛을 이용해 조작하는 광유전학 기술이 개발되면서 기존의 전기적 뇌 자극에 비해 훨씬 정교한 신경회로 조작이 가능해졌습니다. 원하는 시점에 원하는 신경세포와 신경회로를 조작할 수 있는 엄청난 힘을 갖게 된 것입니다.


꼬마선충을 춤추게 하라
00dot.jpg 
이제 정말 모든 준비가 다 되었습니다. 리모컨 수신기를 발굴했고, 수신기를 꼬마선충에 심을 광유전학적 기술까지 마련됐습니다. 그 힘을 이용해 게오르그 나겔과 알렉산더 가책(Alexander Gottschalk) 공동연구팀은 꼬마선충의 ‘악령’이 되기로 합니다. 데카르트의 감각을 속이는 악령 말이죠.

가는 철사로 꼬마선충의 머리를 두드리면 촉각 신경들이 켜져 뒤로 도망가는 행동 반응이 관찰됩니다. 촉각 신경에 달려 있는 감각 센서들이 두드리는 자극을 감지해 도망가는 신경회로를 켜기 때문이죠.

연구팀은 이들 촉각 신경세포들에 채널로돕신을 발현시켰습니다. 그런 다음 빛을 쬐어주었더니 놀랍게도 벌레들이 뒤로 물러나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센서에 아무런 물리 자극이 가해지지 않았는데도 벌레는 마치 누가 자기 머리를 두드렸다는 듯이 행동했습니다. 아마 벌레는 누군가 자기 머리를 두드렸다고 틀림없이 믿고 있을 겁니다. 실제로 머리를 두드렸을 때와 빛 리모컨으로 환각을 일으켰을 때 벌레의 뇌에서 일어난 사건은 거의 동일하기 때문입니다.

연구팀은 동일한 실험을 ‘행동 장애’를 가진 벌레에서도 수행했습니다. 꼬마선충 돌연변이들 중에는 머리를 두드려도 뒤로 도망가지 않는 벌레들이 있습니다. 이들 중 일부는 촉각을 느끼는 센서가 고장나 머리를 두드려도 전혀 감지하지 못하는 벌레들입니다. 만약 이 돌연변이 벌레에서 촉각 신경을 빛을 이용해 인위적으로 켠다면 어떻게 될까요?

흥미롭게도 센서가 망가진 돌연변이 벌레들이 촉각신경을 빛으로 켜주자 회피반응을 나타냈습니다. 센서가 망가져 있더라도 전체 회로가 정상적으로 남아 있고, 센서가 물리적 자극을 받았을 때 일으키는 전기적 사건을 광유전학적으로 빛을 이용해 인위적으로 일으켰더니 그 회로가 작동하게 된 것입니다.

이 실험은 상당한 함의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바로 광유전학이 인간의 신경정신 질환 치료에 이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이 연구에서 연구팀은 ‘질병’에 걸린 벌레의 신경을 직접 조작해 질병 현상을 극복해 보였습니다. 이 결과는 동일한 방식으로 인간의 각종 질환과 장애들을 치료 혹은 극복할 수 있으리라는 전망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광유전학적 기법을 통해 간질환자들의 신경 발작을 빛으로 억제하거나, 우울증에 걸린 환자의 기분을 빛으로 회복시킬 수 있을 날이 올지도 모릅니다.
00optogenetics5.jpg» 채널로돕신을 이용해 꼬마선충의 특정 신경을 켜주게 되면 춤추는 행동 반응을 보인다. 출처/ 주[3] 
제가 속한 연구팀에서도 비슷한 결과를 <네이처 뉴로사이언스>에 낸 적이 있습니다. 저희 연구실에는 꼬마선충이 굶으면 춤추는 ‘닉테이션’이라는 진기한 행동을 연구하는데, 신경세포의 감각 기구가 망가진 돌연변이가 더 이상 춤추지 않는 장애가 생긴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저희 연구팀은 이 벌레에서 빛으로 춤추는 행동의 신경회로를 인위적으로 켬으로써 다시 춤추는 행동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말 그대로 주저 앉아있던 벌레를 ‘빛’으로 일으켜 춤추게 만든 것이죠.


브레인 이니셔티브, 판도라의 상자를 만지다
00dot.jpg 
빛을 이용해 감각과 행동을 조절하고 신경정신 질환을 치료하는 데에는 중요한 전제가 있습니다. 우리가 빛을 이용해 조작하고자 하는 신경회로들을 잘 알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어느 신경회로를 켜야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알지 못하면 광유전학 기술은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우울증을 빛으로 치료하기 위해선 우선 우울증과 관련된 신경회로를 잘 알고 있어야 이들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꼬마선충에서 광유전학 기술을 이용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질 수 있었던 것은 꼬마선충이 지구상에서 가장 신경회로가 잘 밝혀진 동물이기 때문입니다. 300개 남짓한 신경세포로 이루어진 꼬마선충의 전체 신경네트워크는 무려 30여 년 전에 그 신경지도가 거의 완전하게 밝혀졌습니다. 한 개체에서 신경세포들이 이루는 신경 네트워크 전체를 ‘커넥톰(connectome)’이라 부르는데, 꼬마선충은 현재 유일하게 커넥톰이 밝혀진 동물입니다.

이에 비해 1000억개의 신경세포를 갖고 있는 인간 뇌의 신경회로를 밝히는 일은 차원이 다른 문제입니다. 과연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인가에 대해 심각한 의문이 제기될 정도입니다. 아마도 21세기에 과학자들 앞에 놓여 있는 가장 거대한 난제가 바로 우리 두뇌를 해독하는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과학자들은 이미 행동을 시작했습니다. 2011년 런던에서 있었던 첫 모임을 필두로 세계 일군의 과학자들이 모여 인간 뇌의 전체 신경회로를 밝히는 포부를 품은 ‘브레인 이니셔티브(Brain Research through Advancing Innovative Neurotechnologies, 줄여서 BRAIN)’를 구상했습니다. 2013년 4월2일, 미국 대통령 오바마는 사업의 개시를 선언했습니다. 당장 2014년부터 1억 달러의 연구비가 집행될 예정입니다.

00optogenetics6.jpg» 미국 국립보건원 원장 프랜시스 콜린스 박사와 함께 브레인 이니셔티브를 발표하는 오바마 미국 대통령꼬마선충 연구자로서 뿌듯하게도 꼬마선충 신경회로 연구의 대표 주자인 코리 바그만이 ‘브레인 이니셔티브’의 공동의장으로 임명되었습니다. 꼬마선충 게놈 프로젝트의 경험과 결과가 인간 게놈 프로젝트에 많은 도움을 주었듯이, 꼬마선충 커넥톰 연구의 경험도 향후 브레인 이니셔티브에 많은 기여를 할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브레인 이니셔티브는 초파리나 어류와 같은 단순한 생명체들의 신경 네트워크부터 차근차근 정복해 나갈 것으로 전망됩니다. 종국에는 쥐와 영장류를 거쳐 인간의 커넥톰에 도전할 겁니다.

브레인 이니셔티브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많습니다. 인간 게놈 프로젝트는 목표를 달성할 확실한 분석 기술은 있으나 돈과 시간이 엄청나게 필요했던 사례였다면, 브레인 이니셔티브는 사실 목표를 달성할 완전한 기술조차 의문시되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 정광훈 박사가 개발한 ‘투명 뇌’ 기술처럼 커넥톰 연구에 필요한 새로운 기술들이 하나둘 개발되고 있지만 아직 인간 뇌에 도전하기에는 기술적 장벽이 상당히 높습니다.

하지만 만약 그 언젠가 그 모든 장벽들을 넘어서는 날, 그리하여 영혼의 블랙박스와도 같던 우리 뇌의 신경회로가 완전히 밝혀지는 그날이 온다면, 우리는 빛 리모컨을 이용해 <매트릭스>의 세계를 구현하고 데카르트의 신이 될 수 있는 힘을 갖게 될지도 모릅니다. 과연 인간이 그런 힘을 얻을 수 있을까요. 또 얻는다면 그 힘을 감당할 수 있을까요. 분명한 것은 우리가 이미 그 판도라의 상자를 만지작거리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함께 참고한 문헌


  • [1] Olds, J., and P. Milner. Positive reinforcement produced by electrical stimulation of septal area and other regions of rat brain. J. Comp. Physiol. Psychol. 1954; 47:419-27.
  • [2] Peter Hegemann and Georg Nagel. From channelrhodopsins to optogenetics.  EMBO Mol Med. 2013 February; 5(2): 173?176. 
  • [3] Lee H, Choi MK, Lee D, Kim HS, Hwang H, Kim H, Park S, Paik YK, Lee J. Nictation, a dispersal behavior of the nematode Caenorhabditis elegans, is regulated by IL2 neurons. Nat Neurosci. 2011 Nov 13;15(1):107-12.
  • Stirman JN, Crane MM, Husson SJ, Wabnig S, Schultheis C, Gottschalk A, Lu H. Real-time multimodal optical control of neurons and muscles in freely behaving Caenorhabditis elegans.Nat Methods. 2011 Feb;8(2):153-8. ([동영상] 채널로돕신 유전자가 이식된 벌레를 빛을 이용해 자유자재로 조작하는 동영상 자료 있음. 유료 학술지)http://www.nature.com/nmeth/journal/v8/n2/full/nmeth.1555.html#supplementary-information
  • Nagel G, Ollig D, Fuhrmann M, Kateriya S, Musti AM, Bamberg E, Hegemann P. Channelrhodopsin-1: a light-gated proton channel in green algae. Science. 2002 Jun 28;296(5577):2395-8.
  • Nagel G, Szellas T, Huhn W, Kateriya S, Adeishvili N, Berthold P, Ollig D, Hegemann P, Bamberg E. Channelrhodopsin-2, a directly light-gated cation-selective membrane channel.Proc Natl Acad Sci U S A. 2003 Nov 25;100(24):13940-5. Epub 2003 Nov 13.

이대한 서울대 생명과학부 유전과발생연구실 박사과정
@한겨레 과학웹진 사이언스온


- 앞으로 빛을 이용해 손상된 신경을 치료할 수 있는 날이 올 수 있겠네요